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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밀리안 콜베』
2006년 8월호 (제 331호)
『막시밀리안 콜베』 “훌륭한 강론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만, 모범적인 표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라...

『사람을 살리는 리더십』 외
2006년 8월호 (제 331호)
『사람을 살리는 리더십』 지은이 | 안셀름 그륀 옮긴이 | 모명숙 출판사 | 바오로딸 발행일 | 2006년 ...

연중 제18주일~제21주일
2006년 8월호 (제 331호)
8월 6일 ● 연중 제18주일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시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

『올바른 성모 신심』
2006년 8월호 (제 331호)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가 금년 5월 『올바른 성모 신심』을 펴냈다. 선교 3세기를 맞고 있는 우리 교회...

오늘날의 사막 교부
2006년 8월호 (제 331호)
그리스도인들은 과거의 사막 교부들처럼 삶의 진리를 새롭게 발견하고 오늘날 세상의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잉카의 후예인 페루 교회
2006년 8월호 (제 331호)
페루 교회 개관 잉카 제국의 중심지였던 페루는 한반도의 6배 크기의 국토 면적에 약 2,800만 명의 인구가...

안동교구 ‘각·중·애’
2006년 8월호 (제 331호)
할렐루야!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를 충실한 이들의 모임에서 찬양 노래 불러라(시편 149,1). 20...

군종 신부의 단상
2006년 8월호 (제 331호)
2009년이면 군종교구 설정 20주년을 맞는다. 또 2011년은 군 선교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그래서 군종...

교회는 ‘구원의 성사’
2006년 8월호 (제 331호)
한국 사회의 성장과 그늘 저는 35년 전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속한 수도 단체는 평신도인 수도자...

새터민 홈스테이
2006년 8월호 (제 331호)
새터민 홈스테이의 시작과 경과 지난 2005년 통일부 산하 북한 이탈 주민 정착 지원 기관인 하나원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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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 서평 2006년 8월호 (제 331호)

『사람을 살리는 리더십』 외

심상태 외

『사람을 살리는 리더십』
지은이 | 안셀름 그륀
옮긴이 | 모명숙
출판사 | 바오로딸
발행일 | 2006년 1월 30일
면 수 | 186면
정 가 | 7,500원


오늘날 사목자들은 일반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시 교회 안에서 사목자와 신자들의 관계가 대개 형식적이고 익명적이 되면서, 각기 나름대로의 기대와 갈망을 지니고 교회에 왔지만 만족하지 못하게 된 신자들로부터 불만 또는 원성을 듣는 일이 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목자들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일상 가운데에서, 찾아오는 각계각층을 망라한 신자들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기란 실로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간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여러 계층의 신자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사목자 형제들에게 바오로딸 출판사에서 모명숙 님의 번역으로 올 봄에 간행된 안셀름 그륀 신부의 『사람을 살리는 리더십』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 그륀 신부는 성경과 사막 교부들의 가르침에 담긴 전통적 그리스도교 영적 자산을 심층심리학의 통찰과 수렴을 통해 현대인에게 적합한 그리스도교적 영성 정립을 시도함으로써 수많은 동시대인들의 영적 갈등을 채워 주고 한국에도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저명한 신학 박사이며, 독일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차흐 대수도원 수사 신부이다.
이 책은 대수도원장으로부터 재정 관리자, 곧 ‘당가’로 임명받고 직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여러 기업체의 영적 고문으로도 활동하면서 무릇 경영자 또는 지도자가 연마해야 할 덕목을 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에서 규정한 ‘당가’의 인품이나 자질과 연관시켜, 명료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필체로 제시한 것이다. 저자의 섬세한 통찰을 186면이라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분량에 수록하고 있다.
전 7장으로 나뉜 이 책에서 일선 사목자들이 ‘당가’에게 요청되는 덕목을 자신에게 해당된다고 여길 때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1장에서 책임자의 자질로 꼽힌 덕목들인 지혜, 성숙, 절제와 소식(小食), 겸손, 부산을 떨지 않는 내적 평온, 온당함, 명확한 결정, 절약, 하느님을 두려워함, 아버지와 같음 등은 사목자들에게도 요청되는 덕목들이다. 또한, 제2장 ‘당가’의 역할 수행 방법에서 유념해야 할 자세로 예시된 내용들인 섬세함, 신중함, ‘선한 심성’을 믿음, 형제를 슬프게 하지 않음, 무시하지 않음 등도 일상적으로 신자들을 대해야 하는 사목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자세들인 것이다.
저자는 제3장에서 당가의 봉사 관리와 상관하여 ‘자기 영혼을 보살핌’, ‘헌신적이고 영적인 길을 감’, ‘생명에 봉사함’, ‘창의력을 일깨움’, ‘치유함’, ‘시대의 표정을 읽음’, ‘책임을 맡김’, ‘사회에 책임을 지님’, ‘관리하며 교육함’, ‘손님을 환대함’, ‘하느님 앞에서 책임을 짐’ 등의 자세를 필요하다고 꼽고 있는데, 이 모두가 사목자들에게도 절실하게 요청된다.
이 밖에도 저자는 제4장 ‘사물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서 경외심을 갖고 소유물을 다룸, 돈에 대해서 자유로우며 돈을 영적으로 다룸 등을 이야기하고, 제5장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서는 선한 말을 건넴, 존중, 영혼을 격려함, 약점을 인정함,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균형을 찾음 등을 이야기한다. 제6장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에서는 마음의 평온을 찾으며, 일에 중독되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마지막으로 제7장 ‘경영 목표 - 영적 기업 문화’에서는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적당한 시기에 일하며, 특히 당가는 비전을 가지고 ‘하느님의 집’을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덕목과 자세들을 사목자들이 성실하게 배양하고자 노력하면서 이를 대인관계에 적용할 때에 자신 안에서 내적 평온을 꽤 깊이 느끼는 한편, 신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기쁨을 체험하도록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심상태 | 몬시뇰. 1971년 사제품을 받고, 2005년 몬시뇰에 서임되었다. 1976년부터 1993년까지 가톨릭대학교 교수,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명예 교수이며, 199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저서로 『익명의 그리스도인』, 『인간』 외 다수가 있다.

『현대 과학과 그리스도교』
지은이 | 김흡영
출판사 | 대한기독교서회
발행일 | 2006년 3월 30일
면 수 | 301면
정 가 | 12,000원

서평자는 『사목』 329호(2006년 6월 호)에서, 심상태 몬시뇰께서 소개해 주신 『사람이여, 당신은 - 생명 공학과 가톨릭 윤리』를 관심 깊게 읽은 바 있다. 연속하여, 서평자는 최근 신학자 김흡영 교수가 저술한 『현대 과학과 그리스도교』를 소개하고 싶었다.
저자 김흡영 교수는 지난 5월 ‘한국과학생명포럼’과 ‘한국종교과학연구소’ 두 기관 탄생의 산파역과 중추적 책임을 맡은 중견 신학자로서 강남대학교 신학부 교수이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공과 대학을 졸업하여 기초 자연 과학 수련을 밟았고, 미국 GTU(Graduate Theological Union)에서 신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과학과 종교의 국제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cience and Religion)’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21세기 그리스도교 신앙이 현대 자연 과학 혁명이 초래한 ‘전혀 새로운 인간 삶의 상황’에 해석학적으로 응답할 과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자연 과학과 신학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촉구하면서 새로운 ‘자연의 신학’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서론에 뒤이어 전체 책의 구성을 총 6부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서론에서는 이안 바버의 『과학이 종교를 만날 때』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종교와 자연 과학 관계 유형을 충돌, 독립, 대화, 통합이라는 4가지 관계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러나 이 책의 공헌은, 단순히 서양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완전히 저자가 소화하고 한국적 현실과 관련시키면서 아주 독창적으로 생동감 있게 재서술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제1부에서는 정보 과학이 초래한 디지털 혁명과 사이버스페이스의 의미 내용을 분석하고, 그 혁명이 몰고 오는 신학적 인간학과 가상현실의 영성적 의미를 분석한다. 제2부에서는 생명 과학 혁명이 몰고 온 인간 복제, 휴먼 게놈 프로젝트,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내포한 윤리적 신학적 문제를 검토한다. 제3부에서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사회 생물학’의 주창자 에드워드 윌슨 등이 대표적으로 주창하는 바와 같은 입장, 곧 현대 자연 과학의 흐름 중 유물론적이고 환원주의적인 과학 사상에 대하여 왜 종교계가 진지하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제4부에서는 최첨단의 뇌신경 과학의 발전 현황을 소개하고, 뇌 과학에 수반하는 인간의 의식과 인격성과 윤리성, 종교적 영성 문제를 다룬다. 제5부에서는 현대 과학의 우주론을 다루는데, 극대 세계를 다루는 우주 천문학과 극미 세계를 연구하는 나노 과학의 연구 현황을 소개하면서 창세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견성을 촉구한다.
마지막 제6부는 현대 과학의 새로운 연구 결과와 그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반 위에서, 신과 인간과 우주를 구별하면서도 분리하지 않는 통전적 실재관을 제시한다.
각 주제들에 관하여 현대 과학에서 논의되는 가장 최신의 과학적 지식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그 중요한 핵심을 요약적으로 소개하고, 철학적·신앙적 문제를 제기하며, 신학적 관점에서 창조적 대화와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한다.
과학은 ‘사실과 어떻게(fact and how)’를 다루는 학문이고, 종교를 포함한 정신과학은 ‘의미와 왜 (meaning and why)’를 묻는 학문이라고 구별하여 휴전 상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구분 자체가 21세기 자연 과학계에서조차도 자명한 것이 아니다. ‘사실’과 ‘의미’ 또는 ‘어떻게’와 ‘왜’는 구별해야 하지만, 분리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21세기 인류는 깨닫고 있다.
김경재 | 기독교 장로회 목사.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현대 신학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 철학을 공부하였으며, 미국 두부크 대학교 신학원에서 신학을, 클레아몬트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였다. 이후 한신대학교에서 교수로 지내다가 2005년에 정년퇴직하였다. 한국 크리스찬 아카데미 원장과 한신대학교 학술원장을 지냈으며, 저서로 『해석학과 종교 신학 - 복음과 한국 종교와의 만남』, 『이름 없는 하느님』,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 외 다수가 있다.

『나무처럼 산처럼』
지은이 | 이오덕
출판사 | 산처럼
발행일 | 2002년 10월 10일
면 수 | 191면
정 가 | 8,000원

이 땅,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참스승이 한 분 계셨다. 1925년에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교육자로서, 아동문학가로서 아이들을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일에 온 힘을 쏟으신 분,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보여서 교사가 되었다는 분, 1986년 2월에 독재 정권 강압에 못 이겨 불명예 퇴직으로 학교를 떠날 때까지 마흔세 해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교육 운동, 글쓰기 운동, 어린이 문학 비평을 하는 가운데 동시와 동화도 쓰신 분, 아이들이 착하고 맑은 마음으로 세상과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도록 ‘글짓기’를 몰아내고 ‘글쓰기’를 새로 만들어 내신 분.
교사를 그만둔 뒤부터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 우리말에 있다’고 느껴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을 펼치다가 2003년 8월 25일 새벽에 충청북도 충주시 신니면 무너미 마을 고든박 골에서 돌아가신 분. 그분이 이오덕 선생님이다. 누구나 선생님을 기리는 인터넷 누리집 ‘이오덕 학교(http://25duk. cyworld.com)’를 한 번쯤 찾아가는 것도 ‘마음 밭’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 땅에서 글을 쓰는 사람 가운데 이오덕 선생님이 쓴 책 한두 권쯤 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글 바로 쓰기』, 『우리 문장 쓰기』, 『참교육으로 가는 길』 들은 글을 쓰지 않는 사람들도 ‘고전(古典)’으로 여겨 한두 권쯤 책꽂이에 꽂아 놓았을 것이다.
돌아가시기 한 해 전에 펴낸 『나무처럼 산처럼』은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과 사람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다. 나이 드신 분이 읽으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아, 그렇구나! 가난하고 불편했지만 그때가 참 행복했어. 그래, 맞아! 지금 이 시대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야. 마땅히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세상은 더욱 아닐 테고.’ 그리고 젊은이가 읽으면 ‘아니, 학교에서 공부 다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배우고 깨칠 게 많다니….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얄팍한 지식으로 여태 밥을 먹고 살았다니 정말 부끄럽구나. 부끄러워.’ 이런저런 생각이 들 것이다.
어느 날, 이오덕 선생님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씀하셨다.
“첫째, 노동에 대한 믿음이 있는가? 둘째, 무식한 사람이 하는 말, 그 말이 진짜 우리말이다. 이런 우리말에 대한 믿음이 있는가? 셋째,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려는 결심이 서 있는가? 그렇다면 글을 쓸 것이다. 글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세상이니까.”
그리고 또 말씀하셨다.
“이 땅에 진짜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 말과 글을 살려 낼 사람도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감당할 수 없도록 많이 가졌고, 살아 있는 말을 하는 이 땅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글을 왜 써야 할까? 입이 있으니 생각을 말로 하면 그만인데 왜 하필 그 까다롭고 귀찮은 글을 써야 하나?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은 이오덕 선생님이 쓴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읽어 보는 것도 정신을 바로 차리는 데 썩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 잠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텔레비전이나 신문 잡지들이 우리 삶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것을 보여 주고 들려주어도 그것을 보고 듣는 재미에 깊이 빠져 깨어날 줄 모른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할 때마다 이오덕 선생님이 그립다. 메마른 세상을 살면서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자신을 곧게 지켜 나가는 데 큰 힘이 되리라 스스로 믿으며 나는 ‘오늘’을 산다.
일만 하고 살던, 일밖에 모르고 살던 내게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가르쳐 주신 이오덕 선생님은 “우리나라가 통일 되면 나라 이름을 ‘참꽃 나라’라고 하면 얼마나 좋겠나.” 하고 어린애 같은 생각을 하시기도 하고 “내가 죽으면 다른 어떤 꽃보다도 참꽃이 온 산을 물들여 피는 그 나라에 다시 태어나 살고 싶다.”고 하셨다. 이오덕 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해마다 참꽃이 피면 다시 살아나실 것이다. 살아서, 끝끝내 살아서, 지켜보실 것이다. 사람이 일은 하지 않고 무슨 학문이고 철학이고 예술이고 문학이고 종교고 떠벌리면서 거짓과 속임수로 살지 않고, 저 풀숲에서 우는 벌레만큼 고운 울림으로 자연 속에서 어울려 사는 날….

서정홍 | 시인. 노동자로 살면서 글쓰기에도 힘을 기울여 1992년 제4회 ‘전태일 문학상’을 받았으며, 동시집으로 『윗몸 일으키기』, 『우리 집 밥상』, 시집으로 『58년 개띠』, 『아내에게 미안하다』를 저술했다. 또한, 자녀 교육 이야기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를 펴냈다. 현재 황매산 산골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해마다 ‘경남생태귀농학교’를 열고 있다.
『소멸의 아름다움』
지은이 | 필립 시먼스
옮긴이 | 김석희
출판사 | 나무심는사람
발행일 | 2002년 2월 28일
면 수 | 252면
정 가 | 8,500원

필립 시먼스는 미국 레이크 포레스트 대학의 영문학 교수이자 작가이지만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필립 시먼스는 대학에서 문예 창작을 가르치면서 평론과 단편 소설을 발표하는 등 주목받는 활동을 해 오다 서른다섯 살 되던 해 흔히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근위축성측색경화증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치료와 마음의 평화를 위해 뉴햄프셔 주의 화이트 산맥 남쪽 기슭의 작은 숲 속 산장에서 지내는 3년 동안 이 책을 썼다.
“한 번에 찻숟가락으로 하나씩 생명력을 덜어 내는” “성가신 폭력”에 시달린 지 8년, 통계로 보면 벌써 죽었어야 할 시먼스는 오히려 “살아가는 기술(art of living)”을 터득하며 살아 있다. “죽음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공포가 항상 눈앞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나날은 그에게 “결함 있는 삶이 어떻게 충만한 삶이 될 수 있는지, 깨진 꿈이 어떻게 우리를 더 완전한 상태로 깨어나게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고, 그 성찰 속에서 그는 “불완전한 삶이 주는 뜨겁고 고통스러운 기쁨”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삶이란 어차피 죽음을 앞둔 상태”라고 말한다. “자각하고 있든 아니든, 늦든 빠르든, 우리는 모두 죽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을 좀 더 충분히 자각하는 것이야말로 좀 더 충실한 삶으로 나를 이끄는 최고의 안내자”라고 강조한다.

지금 여기는 평범하고 불완전한 곳이다. 삶이 성취의 씨를 뿌리는 땅은 바로 이곳이다. 불완전한 것이야말로 우리의 낙원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도합시다. 아무리 힘든 노력이 들더라도 회피하지 않게 해 달라고. 불완전하고 너무나 인간적인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게 해 달라고. 그리하여 승리를 얻게 해 달라고.

우리는 완전한 삶을 꿈꾼다.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완전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고 불완전한 인간이다. 우리가 사는 곳도 평범하고 불완전한 곳이다. 그러나 바로 그 불완전함을 긍정하면서 거기서 시작해야 한다고 시먼스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완전한 삶이 아니라 순간순간 충실하게 사는 일이다. 순간순간 충만한 삶이다.
집 밖에서는 타인들로부터 소외되고 집안에서는 경건한 고요함을 찾을 수 없어서 고요함을 찾아 어디 동굴 속 같은 자기만의 고요한 시간과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에서 달아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속으로 더욱 충실히 들어가기 위해서” 자기 자신과 조용히 대면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하고 있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퇴근하는 것이 참으로 큰 위안이지만 때론 집에 돌아가면 우리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상대가 바로 함께 사는 가족이라는 사실과 직면할 때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강아지는 걸핏하면 소파를 진흙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아들놈은 레고 블록을 치우라고 열 번도 넘게 좋은 말로 타일렀는데 들은 척도 하지 않을 때, 저녁상을 차리느라고 애를 쓰는데 딸애는 할머니 생일 선물로 드릴 그림을 망쳐 버렸다고 앙앙대기 시작하고, 생선이 타면서 집 안이 연기로 가득 찰 때 우리는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꿈꾼다. 그것은 기도일 수도 있고 정원 가꾸기나 요가 또는 장거리 달리기일 수도 있다.
소멸하는 것의 아름다움, 놓아 버릴 줄 아는 마음, 고요히 비울 줄 아는 생활을 통해 내 안의 잠재적 신성, 본래적인 선함을 만나게 하는 열두 편의 깊이 있는 에세이가 이 책 안에 들어 있다.

도종환 | 시인. 충북대학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하였으며, 충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제8회 신동엽 창작 기금, 제7회 민족예술상, 제2회 KBS 바른 언어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시집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부드러운 직선』, 『해인으로 가는 길』, 산문집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