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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해설 제2권 제2편(5)
1990년 2월호 (제 133호)
제1부 교회의 최고 권위 제2절 주교대의원 회의 <표1> 제3절 거룩한 로마 교회의 추기경 ...

주일의 말씀
1990년 2월호 (제 133호)
연중 제 5주일 : 2월 4일  장인산 (청주교구 교현동천주교회 신부) 1. 독서의 배경과 주제 제1...

해방 이후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과 전망
1990년 2월호 (제 133호)
I. 머릿말 이 글에서 지난 40여 년 간 한국 천주교회가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이라고...

노조 운동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가?
1990년 2월호 (제 133호)
의견 1 - 신찬균 (국민일보 수석위원) 우리의 여러 가지 생각을 모으려 한다. 여기서는 서로의 의견을...

나의 고백
1990년 2월호 (제 133호)
사회의 다양한 삶을 통하여 확인된 체험을 모으려 합니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시각을 서로 교환하려고 합...

모두가 성인이 되는 사회
1990년 2월호 (제 133호)
1. '신앙과 사회'라는 주제를 놓고서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은 필자는 신앙을 연구하는 종교학자도 아니요, ...

현대 사회의 노조 문제
1990년 2월호 (제 133호)
대담자 : 정인숙(노동사목전국협의회 사무국장)/ 박홍수(여의도성모병원 노동조합 총무부장)/ 최 ...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법 규정
1990년 2월호 (제 133호)
새 교회법1)은 노사 관계에 대한 로마 가톨릭 교회의 현대적인 가르침을 성문화하고 있다. 이 가르침은 189...

전교조는 살아 있다
1990년 2월호 (제 133호)
1. 서 언 1989년 여름 명동 성당은 이 땅의 억압받는 민주화 운동의 마지막 보루인 전교조(全敎組)가 다...

가톨릭교회와 노동문제에 따른 재인식
1990년 2월호 (제 133호)
선교 200주년을 맞이했던 한국 가톨릭교회는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1960년대 이후의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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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현대사회의 노조문제 1990년 2월호 (제 133호)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법 규정

도날드 H.J. 헤르만 (시카고 드폴 대학교 교수, 법학과)

새 교회법1)은 노사 관계에 대한 로마 가톨릭 교회의 현대적인 가르침을 성문화하고 있다. 이 가르침은 1891년 교황 레오 13세가 처음으로「노동헌장」(Rerum novarum)2)에서 언급하였고 모든 후계 교황들이3) 거듭 강조한 바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1년에 발표한「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4)에서 그 의미가 더욱 확대되었다.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 반영되고 있는데 특히「사목 헌장」(Gaudiumetspes)5)과「세계 정의에 관하여」(De justitia m mundo)6) 같은 시노드 문헌 속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노사 문제에 관한 다양한 교회법 규정을 고찰함에 있어 하나의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다루어 보고 자 한다. 그러고 나서 이 규정에 있는 두 가지 방침을 차례로 다루고자 한다. 첫째는 노동자들의 고용 권리에 대한 인정과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항목이며, 둘째는 종교인들이 급료와 일반적 근로 조 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항목이다.


I.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1. 노동헌장 (Rerum novarum)


교황 레오 13세는 1891년 5월 15일 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한 회칙「노동헌장」을 발표하였다. 교황은 지나친 산업 발전으로 야기되는 엄청난 사회 부정이 부의 편중을 한층 더 초래했으며 이것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그는 겉으로 보기에 물질주의에 지나친 관심을 갖게 하는 데 목적을 둔 사회 개발 운동에도 관심을 보였다.7) 교황의 가르침에서 가장 기본 되는 세 가지 바탕은 개인의 자유, 사유 재산에 대한 권리 그리고 사회 정의에 대한 요청이다. 또한 노사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노동자와 기업주 사이에 있어 서의 권리와 의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황은 일련의 노동자들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자유롭게 체결한 기업주와의 모든 정당한 계약은 정직하고 완전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기업주의 재산을 침해하거나 그들의 인격을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부당하게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폭동이나 혼란을 가져올 행동에 가담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허황된 약속이나 과장된 희망으로 교묘하게 선동하는 사회주의자들과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 그 결과는 언제나 후회와 파멸만을 가져오기 때문이다.8)


동시에 레오 교황은 기업주의 의무도 밝히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예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이를 한 인간으로서, 나아가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들의 인격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노동자들의 종교적 관심과 영신적 추구는 적절하게 고려되어야한다. 따라서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노동자에게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주의 중요한 의무이다. 참다운 신앙생활은 윤리적 타락이나 부패의 유혹을 물리치게 하고, 가정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일깨워 주며, 절약과 저축의 생활을 가르친다. 기업주는 힘에 벅차서 감당할 수 없는 작업을 노동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며, 노동자의 연령이나 성별에 부적합한 업무를 노동자에게 떠맡겨서도 안 된다.


기업주의 의무 가운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노동자가 정 당하게 받아야 할 몫을 제대로 줌으로써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적정한 임금을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9)

교황이 고찰하고자 했던 당시의 지배적인 견해들 중에 하나는 노동 임금과 노동 조건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질 뿐 아니라 기업주와 종업원 사이 에 자유로운 계약이 이루어질 때 알맞은 임금이 형성된다는 점이었다. 레오 교황이 밝힌 이 견해는 최근에 와서는 현대적 시각에서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다.


흔히 말하기를 임금은 기업주와 노동자 쌍방 간의 자유 계약에 의해 결정 된다고 한다. 고용주가 합의된 임금을 노동자에게 지불하였으면 자기의 의무를 다한 것이 되며 그 이상의 책임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고용주가 합의한 임금 전부를 지불하지 않거나 노동자가 계약한 작업을 완수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만 불의가 저질러진다. 이러한 경우에 당사자의 권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국가의 개입이 정당할 뿐이고 그 밖의 경우에는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10)


그러나 교황은 이 견해에서는 공정과 정의의 기준이 설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물론 여기에는 노동자와 기업주 사이에 평형을 이루는 힘에 있어서의 불균형을 고려하지 않았음이 명백하다. 이 문제는 노동자를 위한 고용과 임금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에 주시하지 않았고 기업주는 노동자들이 수적으로 많다는 점 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고, 또 노동자들에게 있는 경제적인 궁핍을 이유로 그들의 생산 공헌도와 관련지어 지나치게 낮은 임금을 지불하기 위하여 노동자들의 취업에 제한된 양자택일의 방법을 취할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교황은 노동 에 대한 자유 경제 이론이 사회 정의에 대한 요구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천명하였다.


이러한 논리 전개는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사람에게는 쉽게 납득되지도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측면에서 사태를 관찰할 줄 모르고 또 결정적인 몇 가지 고려 사항을 빠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은 생명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특히 생명을 보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을 얻으려고 애쓰는 인간 활동이다….“노동을 인격적인 속성에 비추어서만 고찰해 본다면 노동자가 정당한 수준에 못 미치는 임금으로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그러나 인격적인 요인에서 필연적인 요인도 고려되어야한다……생명의 보존은 각 개인에게 의무이고 소홀히 하는 것은 죄악이다……이 의무로부터 생계유지의 방편을 획득할 권리가 필연적인 결과로 생겨난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은 각자 노동의 대가인 임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와 기업주가 공동합의로 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의 액수를 분명히 결정 -하더라도 쌍방 간의 자유의사를 선행하고 능가하는 기본적인 정의가 항상 반영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임금의 액수는 노동자가 검소하고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부족해서는 안 된다.


레오 교황은 정당한 임금과 알맞은 작업 환경을 확실히 보장하는 두 가지 요소 즉 국가의 조정과 자유로운 노조를 동일하게 다루었다. 그는 먼저 노동자의 복지를 보장하는 법과 조직을 발전시키는 것이 국가의 권리와 의무라고 주장하는 국가의 통치자들은 우선 모든 법과 정치 제도들을 총괄적으로 또 균형 있게 운용하여 사회의 번영과 개인의 복리가 자연스럽게 증진되도록 국가를 다스리고 운영하여야한다……국민 각 계층의 복리를 증진시키며 그중에서도 각별히 노동자의 근로 조건을 개선시키는 일은 국가 통치자의 당연한 본분이다. 또한 그들은 이 소임을 어떠한 부당한 간섭도 받지 않고 정당한 권리로서 행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공동선을 배려해 주는 것이 국가의 본분이고 권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의 이러한 총괄적인 배려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전체의 이익이 클수록 노동자의 복리 증진을 위해 별도의 방법을 강구하려는 필요성은 줄어들 것이다.32)


교황은 고용주와 노동자들의 관계를 위해 만족할 만한 조건들을 충족시킬 골격을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고 보았으나 기업과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에 합당한 고용 관계를 협상할 수 있는 자유로운 노조의 발전이 국가의 직접적인 개입보다 더 바람직스럽다고 보았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와 유사한 문제들, 예컨대 작업 시간 및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작업 환경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국가가 부당하게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환경, 계절, 장소에 따라 사정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은 앞으로 다루어질 당사자들의 협력 단체에 의해 스스로 결정하거나 노동자들의 권익이 적절하게 보호될 수 있는 별도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가의 도움이나 보호는 필요한 경우에만 요청되어야 한다.13)


교황은 두 형태의 결합을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을 실질적으로 충족시키는 골격으로 보았다. 그 첫 번째는 고용주와 피고용자가 고용 문제와 서로의 인격적이 고 사회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조직체이며 그 두 번째는 노동자들이 자기들의 요구 사항을 확실히 실현시키기 위해 결성한 노조이다. 첫 번째 방법은 노동자들의 복지 사항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기업주와 노동자 당사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적절히 도와주고 두 계층을 접근 시킬 수 있는 단체들을 통하여 노동자 문제의 해결에 상당히 공헌할 수 있다. 그런 단체로서는 상호 부조 단체, 노동자와 과부와 고아들이 갑작스런 불상사를 당하거나 고질병을 앓거나 다른 사고를 겪게 될 때에 그들을 보살펴 주는 사설 단체들이 있다.14)


두 번째 방법은 임금과 노동 조건에 관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재인식하고 보호하는 데는 더 타당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첫째가는 단체는 노동조합이다. ……이 노동조합은 오늘의 현 실정에 맞게 개편되어야 한다.……이 단체가 수적으로 많아지고 기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인간은 자신의 연약함에 대한 뼈저린 체험으로 말미암아 자기의 활동을 다른 사람의 활동과 결부시키려는 강한 충동을 느낀다.……이 사적 단체들이 국가 안에서 형성되고 또 많은 부분으로 존재할지라도 일반적으로 또 단적으로 말한다면 국가는 그 결성을 금지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한 사회단체에 가입하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권리이기 때문이다.……노동조합은 조합원 각자가 가능한 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 달성에 보다 적합하고 용이한 방편들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직되고 운영되어야 한다.15)


레오 교황은 공정한 노동관계를 위한 개혁과 적극적인 행동을 강조하면서 그의 회칙을 끝맺고 있다.

우리 각자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신에게 적합한 역할을 지체하지 말고 즉각 수행해야 한다. 일을 미루다 보면 그토록 고질이 된 악을 퇴치하는 일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국가의 통치자는 법과 제도가 마련한 수단을 활용해야 하고 부자와 기업인은 자신의 의무를 깊이 깨달아야 하며 이 문제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노동자들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16)


2. 회칙「사십주년」(Quadragesimo anno)


교황 비오 11세는「노동헌장」선포 40주년을 기념하여 1931년 5월 15일에 회칙 「사십주년」을 선포하였다. 비오 교황은「노동헌장」에 있는 원칙을 재천명하면서 노사 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분명히 하고 광범위하게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재산에 대한 자연법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면서도 끊임없는 사회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자유로운 조합 결성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동선과 공동 정의를 안전하게 하는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이러한 한결같은 꾸준한 노력의 성과로 전 시대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법률의 분야가 발생하였는데, 그 목표는 인간이며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존엄성에서 생겨나는 노동자의 신성한 권리의 효과적인 보호이다. 이 법은 정신, 건강, 체력, 주거, 작업장, 임금, 위험한 일 등 한마디로 말해 임금 노동자의 모든 관심사와 특히 부녀자와 어린이의 배려에 관심을 갖는다.”17)


교황은 올바른 노사 관계의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사회와 노동자들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그는 “그리스도인 노동자들이 다양한 직종에 따라 조합을 결성 하도록 격려하고 있다.”18) 또 교황은 노조 발전을 활성화시키는 사람들을 격찬 하였다. “열성을 가진 성직자와 많은 평신도들이 그러한 단체의 창립을 위하여 도처에서 놀라운 열성으로 헌신하였으며, 그 단체들은 그 나름대로 진정한 그리스도교적 노동자들의 집단을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들은 다행히 자기 직종에서의 성공적 역할과 깊은 종교적 확신을 잘 결합시켰다. 즉 그들은 현세적 권리와 이익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수호하면서 동시에 정의에 대한 마땅한 존중과 다른 계급과 협력하기 위한 성실한 열망을 갖는 법을 터득하였다.”19) 비오 교황은「노동헌장」에 명시된 “노조 결성의 천부적 권리”에 관한 가르침이 “노동자들의 단체를 넘어서 다른 계급의 단체에도 적용되도록”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교황은 “농부들과 더욱 비천한 계층에 노조의 확산”20)을 강력히 호소하였다.


교황은 부당한 자본과 노동의 요구가 추방되는 부의 올바른 분배의 필요성을 재인식 하도록 요청하였다. 교황에 의하면, 부의 부당한 착복은 “생산물과 이윤을 독차지하고 노동자에게는 겨우 노동력을 회복하고 노동자 계급으로 살아남는데 필요한 최소한만을 남겨 주었다.”21) 다른 한편으로 교황이 지적한 것은 “이 허구적인 법칙에 반대되는 또 하나의 그릇된 도덕 원칙인데 그것은 투자된 자본을 보상하고 돌려주는 데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생산물과 이윤이 모두 노동자의 권리에 속한다는 것이다.”22) 이런 정반대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교황은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분배 원칙을 설명하였다. “각 계급은 그의 마땅한 몫을 받아야 하며, 창조된 재화의 분배는 공동선과 사회 정의의 요청에 합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실한 관찰자는 누구나 지나친 부를 소유한 소수와 궁핍하게 사는 다수 사이의 큰 차이가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해악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23)


교황은 이 원리를 정당한 임금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일반적으로 임금의 목적은 “재산이 없는 임금 노동자가 근면과 절약으로 어느 정도의 재산을 획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도록”24) 만드는 데 있다. 비오 교황은 레오 교황의 말을 상기 시키면서 “적정 임금을 선정하는 데에는 한 가지 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왜냐하면 “소유권과 마찬가지로 노동 특히 임금 노동에 관해서는 인격적이거나 혹은 개인적 성격과 아울러 사회적 성격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25)


비오 교황은 공정한 임금을 산정하는 데는 세 가지 요인 즉 개인, 사업의 실태 그리고 공동선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교황은 언급하고 있다. “첫째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노동자 자신과 그의 가족의 생계에 충분하여야 한다.……그러므로 가장이 일상적인 가정의 필요성을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26) 둘째로, 기업의 경제적 상태는 적정한 임금 여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데에는 특정 기업과 그 기업주의 형편이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너무 높은 임금을 요구하여 기업주가 파산하여 노동자 자신에게 불행을 초래하지 않고는 지불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27) 결국 정당한 임금을 결정하는 데는 공동선에 대한 절박한 사정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임금 수준은 공공의 경제적 복지를 염두에 두면서 책정해야 한다.……일할 뜻이 있고 일을 할 수 있는 이들에게 고용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고용 기회는 임금 수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임금이 적정선에 머물면 고용 기회는 늘어나고 그 적정선을 넘어서면 그 기회는 감소한다.28)


비오 교황은 정당한 임금의 지불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체에 보다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황은 언급하고 있다. “가능하면 임금 계약이 어느 정도 동업 계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자와 관리직 종사자들이 공동 소유자나 공동 관리자가 되고 또한 어떻게든 이윤의 분배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29) 이렇게 기업에 대한 참여를 확대시키려는 목적은 비오 교황이 회칙에서 밝히듯이 “상반된 이해를 가진 계급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나 집단 사이에 화합을 육성 촉진시키고 발전시키는” 사회 질서의 재조직에 있다.30)


3. 회칙「어머니와 교사」(Mater et Magistra)


「노동헌장」발표 70주년 기념일인 1961년 5월 15일에 교황 요한 23세는 사회 문제에 대한 당시의 발전에 대응하는 그리스도교적인 가르침으로「어머니와 교사」라는 회칙을 발표하였다. 교황 요한 23세는 노사 관계에 대한 선대 교황들의 가르침을 주의 깊게 검토하였다. 한편으로 그는 선대 교황들의 기본적인 가르침을 증언하면서 올바른 노사 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는 변화된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상황을 강조하였다. 과학, 기술 그리고 경제 분야에 놀랄 만한 발전 속에서 교황은 사회 보장, 교육의 발전과 같은 사회 복지의 향상이 사회 유동성, 계층 차이의 감소 그리고 공공사업에 대한 참여를 촉진시켰다고 주장하였다.


교황 요한은 공동 이익을 추구함에 있어 개인적, 개별적 그리고 공동의 자발적인 노력과 사회 정의를 이룩하려는 이러한 노력을 경주시키고 조절하며 보충하고 보완시키는 공적인 개입의 필요성에 똑같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현대 사회 관계의 복잡성은 바로 각 개인과 공동 노력의 필요성을 창조하는데 있다고 보았다. 이 교황은 전임 교황들이 정당한 임금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 복합적인 요인을 고찰할 필요가 있는 임금 정책의 사회적 연관을 강조하였다. 덧붙여서 그는 노동자들이 자기가 속한 기업에 보다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정의는 재물의 분배에서만 적용될 것이 아니라, 생산 활동이 전개되는 기업체의 기구와도 관련시켜서 지켜야 할 것이다. 사실상 인간 본성 가운데는 사람들 이 생산 활동에 종사할 때에, 그들 자신의 책임을 완수하고 그들 자신의 인격을 완성할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을 요구하는 내재적 욕구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에 경제 체계의 구조, 기능, 환경 등이 작용할 때에 인간의 존엄성을 위태롭게 하도록 되어 있다면, 그리고 만일 그것들이 조직적으로 사람의 책임감을 무디게 해주고,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그들 각자의 주동성의 표현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설사 그 경제 체제를 통하여 생산된 부(富)가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이 부가 정의와 공평의 기준에 의하여 분배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경제 체제는 정의에 맞지 않는 것이다.51)


교황 요한은 노사 관계의 발전에 두 가지 점을 강조했는데 그 첫째는 노동자 들이 그들의 생산 활동에 있어서 보다 더 자신들을 보호하고 깊게 참여하는 데 목적을 둔 어떤 조직된 그룹을 확보하는 것이고 둘째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 한 정부 기구의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는 공동선을 위해 단체를 조직할 권리를 인정받은 사람들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일에 관해서, 전임 교황 비오 12세가 1944년 9월 1일에 라디오 방송에 언급한 말을 인용하고 있다. “농업, 예술, 수공업, 상업, 공업 등에 종사하는 중소기업가들은 보호 육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중소기업은 대기업들이 누리는 각종 혜택을 받기 위해서 서로 상관되는 원조 기구에 다 같이 참여해야 한다. 이런 대기업에 대하여 말하자면 노동 계약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협력 관계가 명시되어야 한다.”32)


교황 요한은 수공업자와 예술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직업별 조합의 결성과 이런 조직에 대한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 두 기업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이며 지성적으로나 좋은 훈련을 받아야 하며, 또한 직업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 그들의 지도, 세금, 신용, 사회 안전과 보험에 관하여 적절한 경제적 조치를 취해야 할 일이다.”33)


교황 요한은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속해 있는 기업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특별히 강조하였다. “우리는 고용인들이 노동자로서 소속해 있는 그 기업체의 활동 에 참가할 것을 우리의 정당한 소망으로 주장하고 싶다.……우리는 노동자들이 자기가 일하는 일터에서 사적이든 공적이든 반드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34) 교황은 “경영 관리의 필요성과 능률적인 단일성”을 인정하는 한편 “어떤 기업체든 매일 일하는 노동자들이 그들에게 할당된 일이나 하면서 단순하고 묵묵히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며 자기들의 의견이나 이익과는 관계없이 게으른 방관자의 자세를 취하는 하인처럼 취급돼서는 안 된다.”35)고 주장하였다.


노동자가 기업에 참여함으로써 두 가지 만족할 만한 결과가 생긴다. 첫째는 서로 존경하게 되고 안정성이 생기며 둘째는 기업의 능률적인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이런 결과는 기업주와 중역과 기업의 직원 간의 서로의 관계가 서로 존경과 선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들의 공동의 수행함에 있어 모두가 성실하고 조화롭게 서로 협조하기를 요구하며 일을 하는 것도 단순히 수입을 위한 것뿐 아니라 각자에게 할당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남을 돕는 결과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노동자들이 그 기업체의 능률적 운영과 발전에 발언권을 가질 수 있고 공헌할 수 있음을 뜻한다.”36)


교황이 회칙 첫머리에 언급한 사회, 과학과 경제 발전의 결과 중에 하나는 기술적인 실업(失業)으로 인하여 노동자들이 감소된 것이다. 이 사실을 눈여겨 본 교황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과 정책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교황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기술과 과학의 발전에서 오는 자극으로 말미암아 생산 체계가 오늘날에 와서는 과거보다는 훨씬 더 근대화하고 능률화해 가고 있다. 이것은 노동자들에게 보다 큰 능력과 직업적인 자극을 요구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노동자들은 알맞으면서도 보다 더 완숙한 형성이 되게 더 많은 도움과 시간을 가져야 한다.”37)


교황은 나아가 사회 투쟁을 줄이고 생산적인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노조와 노사 단체 교섭의 공헌도를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끊임없는 교회의 지지를 재천명하였다.


현대에 와서 노동자들의 노동 운동이 크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것은 일반적으로 여러 나라의 법률에서나 국제적인 면에서도 인정되어 있다. 그들의 목적은 노사 간의 단체 교섭에 의한 협동을 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각 생산 조직체의 범위를 넘어서 각계 각 층의 사람들에게 그들의 영향력을 유효하게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시기에 적합하고 중요한 일인지 이루 다 강조할 수 없다.38)

교황은 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한 공권력 개입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며 정부 권력 앞에 경영인과 노동자 대표 기구를 설치하는 규정의 필요성도 강조하였다. 그는 국제노동기구가 노동자들의 법적 권리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을 뿐 아 니라 여러 나라에서 이미 노동자들의 다양한 모임과 노조가 이룩한 업적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하였다.


4. 사도적 서한「팔십주년(Octogesima adveniens)과 화칙「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


1971년 5월 17일에 로이(Roy) 추기경에게 보낸 사도적 서한「팔십주년」에서 교황 바오로 6세는「노동헌장」반포 80주년을 기념하였다. 노동관계를 주로 다룬 이 사도적 서한은 1967년 3월 26일에 발표한 민족들의 발전에 대한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민족들의 발전」을 보충 설명하였다. 교황 바오로는 그의 회칙에 서 인간 소망의 본성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였다.


양식, 건강, 직업의 안정이 현대 사람들의 소망이다. 또 모든 억압에서의 안전과 인권을 유린하는 폭력에서의 자유를 얻어 날로 더욱 책임성을 발휘하며 인격 향상을 위해서 많이 일하고 많이 배우며 많이 소유하여 보다 가치 있는 생활을 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의 대부분은 이같이 정당한 희망을 보람 없게 하는 조건 하에 살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39)


교황은 노동의 주제를 인간 희망의 본질을 형성하는 것과 연결시켜 고찰하였다. 그는 처음으로 노동이 인류 발전에 적극적인 공헌을 한다고 정의하였다. 노동을 하느님께서 명하시고 축복하신 것이 사실이다.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은 창조 사업을 완성하는 데에 창조주와 협력해야 하며 자기 안에 새겨진 정신적 모상을 이제는 땅에 되새겨 주어야 할 것이다.” 지력과 상상력과 감수성을 인간에게 부여한 하느님은 이로써 당신이 시작한 일을 완성할 수단과 방법을 인간에게 준 것이다. 예술가, 기술자, 고용주, 노동자, 농부 할 것 없이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어떤 의미에서 창조를 계속하는 셈이다.……또한 여럿이 함께 일함으로써 희망, 고통, 열망과 기쁨을 서로 나누게 되며 따라서 뜻이 합쳐지고 정신이 가까워지며 마음이 서로 결합된다, 사람들은 함께 일함으로써 서로 형제임을 깨닫게 된다.40)


그러나 교황은 노동이 주는 이익을 강조하면서도 물질주의와 비인간화의 결과를 통하여 생기는 반대 효과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 노동은 두 가지 힘을 지니고 있다. 노동이 한편, 돈과 쾌락과 권력을 약속하며 지나친 이기주의나 혹은 반항에로 유인하지만 같은 노동이 또 한편 직업 의 식과 의무감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고취시킨다. 현대에 와서 비록 노동이 점차로 과학적 근거를 두고 더욱 효과적으로 조직화되어 간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인간 품위를 말살하는 노예화의 위험이 남아 있다. 노동이 인간의 지성과 자유에 기인하지 않고서는 인간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41)


교황 바오로는「노동헌장」80주년을 기념하는 사도적 서한에서 노동이 인류 발전을 저해하기보다는 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각 나라마다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조건들 때문에 노사 관계에 있어 단순하고 통일된 접근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교황은 언급될 필요가 있는, 광범위하게 체험한 수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수하였다. 그는 노동자들의 세 가지 권리 즉 일할 권리, 정당한 노임을 받을 권리 그리고 사회적 도움을 받을 권리를 옹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황 바오로는 “각 사람은 노동권을 가지고 직업을 통하여 자기 능력과 자기 인격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정당한 보수를 받아야 할 권리를 가진다. 정당한 보수란 본인과 그 가족들에게 '물질적,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할 수 있을 정도’라야 하고 또 누구나 다 질병과 노년기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42)고 하였다.


교황 바오로는 노조가 이러한 권리들을 실현하는 도구라는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확인하였다. “노동조합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노조들은 각 분야의 노동자들을 대표하고, 그 사회의 경제적 발전에 단체적 협력을 보장하고, 공익을 도모할 노동자들의 책임감을 북돋아 주는 것을 목적 삼고 있기 때문이다.”43) 뿐만 아니라 교황은 노조가 자신의 권리를 남용할 가능성도 지적하였다. “때에 따라서는 여기저기서 힘의 지배를 시도해 보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 특히 파업과 같은 방법으로 지배욕을 드러낸다. ㅡ 물론 파업은 권익 보장의 최후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ㅡ 이런 방법은 경제계 전체를 위해서나 사회 공동체 자체를 위해서 너무나 무거운 짐이 되고 또는 정치 질서를 평온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에 큰 지장을 준다.”44) 이러한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 교황은 사회의 공동선을 위한 정부 당국의 권력이 적당히 개입할 것을 제안하였다.45)


교황이 강조한 관심 분야에는 변화에 따른 희생자와 “새로운 빈민”도 포함된다. “기계화의 공업 발전은 계속 급격한 적응을 요구하므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그들은 자신들의 언권이 무력해짐을 느끼게 된다. 一교회는 새로운 '빈민’ ㅡ 육체의 건강을 상실했거나 적응의 능력을 잃었거나 이미 늙었거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소외당하는 ㅡ 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도와주고 사회 안에서 지녀야 할 그들의 마땅한 위치와 품위를 보호하도록 해야 하겠다.”46) 끝으로 교황은 인종, 국적, 피부, 문화, 성 혹은 종교 등에 대한 차별을 개탄하면서 “누구나 다 법 앞에 온전히 평등해야 하고 경제, 문화, 정치, 사회생활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하고 국가적 재화의 재분배를 공평하게 누릴 자격을 가지고 있다.”47)고 강조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인간이 자기가 가진 인간적인 가능성을 개발하기 위해서 일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해온 선임자들의 입장을 부연하였다. 그는 국제 공동체가 보다 많은 일할 기회를 개발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황은 “인구 증가에 따라 특히 신생 국가에 있어서 직장을 얻지 못하고 불쌍하게 사회의 기생충 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수가 머지않아 더욱 증가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마음과 힘을 다해서 투자, 생산 조직, 상업, 교육면의 효과적 정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48)고 경고하였다.


5. 회칙「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9월 14일 인류의 노동에 관한 회칙「노동하는 인간」을 반포하였다. 이 회칙은「노동헌장」90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1981년 5월 15일 반포할 계획이었으나 교황에 대한 암살 계획으로 인하여 그 해 늦게까지 발표를 중지한 것이었다. 그는 회칙의 서문에서 노동의 고귀함, 노동이 끼친 사회적, 문화적, 윤리적 공헌을 지적하였다. 교황은 노동의 의미뿐 아니라 노동으로 인한 어려움도 인정하였다. “인간의 생활은 매일 노동으로 이루어지며, 노동에서 인간은 그 독특한 존엄성을 얻는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은 헤아릴 수 없는 인간의 노고와 고통을 동반하고, 또한 개별 국가와 국제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들어오는 해악과 불의도 안고 있다.”'49)


노동자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교황은 노동자들의 단합과 참여가 공헌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 “노동자들의 결속은 보다 명백해지고 보다 분명해진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각성과 더불어 많은 상황에서 대단히 큰 변화를 초래했다.” 一 노동자들은 때때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고 생산관리에 참여할 수 있으며 또 사실상 그렇게 한다. 그들은 적절한 조직을 통해 노동의 조건과 보수, 또한 사회법 제정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한다.”50)


뿐만 아니라 교황은 노사 관계에 대한 지역적인 발전이 여러 나라와 다양한 경제 활동 영역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미성숙한 정의를 요청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경고하였다. 교황은 “다양한 사상 체계나 권력 체제 그리고 사회의 여러 계층에서 생겨난 새로운 관계들이 극도의 부조리를 그대로 용인하거나 새로운 부조리를 만들어냈다.”51)고 비판하였다. 노사 문제와 생활 조건에 대한 연구는 단지 사회적 불균형이 더 증대되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할 뿐 아니라 불균형 의 새로운 영역이 기술적인 실업과 교육 활동 조정 기능의 결핍 그리고 고용 기회의 부족에서 생겨난다. 교황의 관심을 살펴보자.


노동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결속 운동은 상황이 다른 집단과 관련을 맺을 필요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집단들은 전에는 이러한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 체제와 생활 조건이 바뀜에 따라 사실상 ‘무산 계급화’ (Proletarianization)에 영향을 받고 있거나, 비록 명칭이야 그렇지 않을지라도 실제로는 그런 명칭을 붙일 만한 ‘무산 계급’ 상태에 이미 현실적으로 자신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하는 '지식 계급' (Intelligentsm)으로 이루어진 어떤 부류나 집단에게도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특히 교육 받을 기회가 늘어나고 해당 분야에서 학위나 자격증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노동에 대한 수요 가 증가될 때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와 같이 지식인들의 실직이 생기거나 늘어나는 것은 그들이 받은 교육이 사회가 참으로 필요로 해서 요청하는 고용이나 봉사 형태에 맞지 않거나 혹은 교육 내지는 전문 교육을 요구하는 노동의 수요가 육체노동의 수요보다 적을 때 혹은 보수가 적을 때이다.52)


권리를 박탈당한 노동자들의 생활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교황으로 하여금 “노동자의,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항상 새로운 결속 운동”을 제창하도록 인도하였다. 그가 관심을 쏟고 있는 “가난한 이들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시간에 나타난다. 많은 경우에 가난한 이들은 인간의 노동에 대한 존엄성이 침해된 결과로 나타난다. 인간의 노동을 위한 기회가 실직의 결과로 제한되거나 또는 노동과 그에 따른 권리, 노동자 자신과 그 가족들의 부양을 보장하는 권리가 평가 절하되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이 생긴다.”53)


교황 요한 바오로는 노사 관계의 문제를 인간 권리의 문제로 도식화하였다. 마찬가지로 교황은 “노동이 자본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과 노동이 항상 주요 동인(動因)이다.”54)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고수하였으며, 결국 노동에 근거를 두고 있는 재산권은 바로 “사유 재산권은 재화가 만인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에서 공동 사용권에 예속된다.”55)는 원리에 따라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정당한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보다 폭이 넓다. “노동하는 인격체가 자신의 노동에 대해 다만 정당한 보상만을 원할 뿐 아니라, 또한 노동을 하는 중에 그것이 비록 공동 소유라 하더라도 자신을 위해 노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대비책이 생산 과정 안에 갖추어지기를 바란다는 점이다.”56)


교황 요한 바오로는 국가의 노동 정책에 대하여 새롭게 강조하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가가 정당한 노동 정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57) 이런 강조점은 경제 활동의 상호 의존성과 이 경제 활동의 조직을 활성화시킬 필요성을 명백하게 이해한 데서 나오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노동력을 지닌 모든 사람들의 적절한 고용”58)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요구 사항이다. 결국 국가는 “실업 수당을 지급할 의무 즉 실업자와 그 가족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적절한 구호금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황의 주장은 국가로 하여금 “개인이나 자유 집단, 지역의 노동 단체나 산업 단지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바탕으로 노동을 올바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조직하게 해야 한다.”59)고 본다.


교황은 기업주에 대한 노동자의 주요 요구 사항으로 정당한 보수, 평등한 대우 그리고 필요한 사회 보장 등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그는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정당한 보수라고 주장하였다. “여기에서 사회 윤리의 핵심 문제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 문제이다.”60) 정당한 보수는 가족 부양에 따른 경제적 여건과 노동자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경제 활동에 있어서 어떠한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임금뿐 아니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생활과 건강을 위한 다양한 사회 보장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 보장은 건강 보호를 위한 비용, 사고 처리 비용,의료 혜택뿐만 아니라 휴가를 포함한 휴식, 연금 그리고 노후대책도 포함되어야 한 다. 61)


이러한 권리를 잘 보호하기 위해서 교황은 노동조합의 활동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 모든 권리들은 노동자들의 자기 보호를 위한 필요성과 더불어 다른 또 하나의 권리, 즉 단결권을 갖게 한다. 여러 직업 분야에 고용되어 사람들의 생존 권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제 단체를 형성할 수 있는 권리를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체들을 노동조합이라 부른다. 노동자들의 생존 권익은 어느 정도 모든 노동자들에게 공통되는 것이지만, 동시에 여러 노동 형태와 직업 형태는 각기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러한 단체들은 이를 특별히 고려해야 한다. 교황은 노조의 기원을 중세 장인(匠人)들의 동업 조합(Guild)과 노동자들이 “기업가나 생산 수단을 소유한 사람들과 맞서서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투쟁한”63) 근대 산업 노동자들의 투쟁에 두고 있다. 교황은 언급하기를 오늘날 노조는 “사회생활의 불가분의 요소”이며 동시에 모든 경제 활동 영역에까지 확산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모든 직업의 대표자들은 그들 고유의 권리 보장을 위해 그러한 단체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농업 노동자들의 조합, 정신노동자들의 조합, 또한 고용주 단체들도 있다.”64) 교황에 의하면 가톨릭의 사회적 가르침은 노조가 단지 사회의 ‘계급’구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위한 투쟁을 대변하는 것”이고 따라서 “노조는 사회 질서와 결속의 건설적 요인이다”65)라고 보고 있다.


교황은 노조에 대하여 일련의 특별한 역할을 정의하였다. 첫째, 교황은 노조가 노동자들을 훈련시키고 교육시키며 또 노동자들의 자기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둘째,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추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하나의 가치 있는 방법은 파업 혹은 작업 중지가 있다고 했다. 셋째, 노동자 단체의 각종 혜택은 힘든 육체노동을 할 뿐 아니라 때로는 알맞은 직업 훈련과 적당한 농구도 부족한 농부들에게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넷째, 교황은 다음의 주장을 하고 있다. “노동에 관련된 여러 단체들은……효율적이고 적절한 조치로 장애자들의 직업 훈련이나 노동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여 장애자들이 그들에게 알맞은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66) 마지막으로 교황은 “일을 찾아 움직이는”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들어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가장 중요한 일은 고향을 떠난 노동자가, 영구 이주자든 계절노동자든 간에, 노동의 권리라는 문제에 있어서 그 사회에 있는 다른 노동자들과 비교해 볼 때 불이익의 처지에 놓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67)


6. 「사목헌장」(Gaudium et spes)


교황 바오로 6세가 1965년 12월 7일에 공포한 현대 사회 속에 있는 교회에 대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목 문헌인「사목헌장」은 사회 경제 활동을 총괄하는 원칙들을 선언하고 노동의 본질과 노사 문제의 적합한 형태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 주었다.


67항에는 인간 노동을 경제 활동의 첫째가는 기본 요소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인간 노동은 직접 인격에서 나오는 것이며, 인격은 자연물에 자기 모습을 새기며 자연물을 자기 뜻에 굴복시키기 때문이다68) 노동의 기능 가운데 선행의 수단을 제공하고 창조적 활동을 돕는 물질적인 지원 기능도 있다. 이런 기초 위에서「사목헌장」이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충실히 노동해야 할 의무와 노동에 대한 권리가 각 사람에게 생기게 된다. 사회는 사회대로 현 실정에 따라 국민이 충분한 노동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노동의 보수는 각자의 임무와 생산성, 기업의 상황과 공동선을 고려해서 본인과 그 가족들에게 물질적,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정도의 것이라야 한다.69)


나아가 생산 노동의 과정은 인간의 필요에 적응함으로써 노동 과정이 압제적이기 보다 뭔가 달성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노동을 통하여 자기 능력과 인격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가정, 문화, 사회, 종교 생활을 영위하기에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제공받아야 한다.”70)


68항은 노동자들의 기업 참여, 공동 목적을 위한 단합 그리고 정당한 요청을 성취하기 위한행동의 원칙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첫째, 참여의 문제가 강조되고 있다. “자본주, 고용주, 지배인, 노동자 등 각자의 직무에 따라 업무상 필요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히 규정된 방법에 의하여 모든 이가 기업 운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촉진해야 한다.”71) 둘째, 노조의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을 진실로 대표하며 경제생활의 올바른 질서를 수립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는 노조를 자유로이 조직할 권리와 아무런 보복의 위험 없이 노조 활동에 참여할 권리는 기본 인권에 속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72) 결국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익 보호를 위한 일이라면 단체 교섭이나 파업의 방법도 정당하고 필연적인 것으로 보았다. “경제적 내지 사회적 분쟁이 생길 때에는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언제나 우선은 쌍방의 성실한 대화를 시도해야 하겠지만, 오늘의 상황에서도 파업은 노동자들 자신의 권리를 수호하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물론 최후의, 필요하고 정당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될 수 있는 대로 조속히 협상과 타협을 위한 대화의 길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73)


7. 시노드 문헌「세계 정의에 관하여」(De justitia in mundo)


19기년 11월 30일에 발표된 주교 시노드 문헌인「세계 정의에 관하여」는 노동관계에 대한 가르침을 재확인하고 그 적용 범위를 교회 .재산에 고용인으로 근무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확대하여 중요하고 분명한 발전을 이룩하였다. 아래에 제시될 새 교회법은 교회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과 사회 보장에 대 한 권리들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시노드 문헌은 현시대의 사회적 경제적 발전이 노동자의 복지와 사회 정의를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간을 이웃과 갈라놓는 새로운 분열도 생기고 있다. 만일 사회적 내지 정치  활동으로써 현 상태를 타도하고 극복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산업 구조와 기술 혁신은 마침내 모든 재화와 권력과 결정권을 일부 정치가나 지배층 수중에 몰아넣고 말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 참여의 결핍을 방치해 두고서는 인간이 기본적 인권과 시민권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74)


경제 불안정의 몇 가지 요인을 살펴보면 노동력의 급격한 증가, 농업의 침체, 농지 개혁의 부진, 노동 기회의 발전이 없는 대도시에로의 이주 현상을 들 수 있다. 이 문헌에는 “이렇게 숨 막히는 압박은 방대한 대중을 계속 사회생활에서 소외시켜버리고 있다. 영양 실조자, 비인간적 주택 사용자, 문맹자, 참정권을 박탈당하고 책임과 도덕적 품위를 갖출 온갖 수단을 거부당한 인간군이 속출하게 되는 것이다.”75) ‘


사회 부정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 개혁의 두 방법으로 경제 성장과 노동자들의 참여를 들고 있다.

어떤 정치 형태를 선택하였다면, 그 속에서 경제 성장과 국민들의 참여를 동 반하는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간의 불의한 불평등이나 재(財)의 편재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가 공동체 전체의 부(富)룰 도모할 때에 비로소 진정한 진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들의 참여는 경제적 사회적 각 분야에서의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76)


이 시노드 문헌은 사회의 부정 문제를 교회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문제에 대하여 교회의 특별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교회는 복음에 포함된 사랑과 정의의 필요성을 세상에 증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증명은 교회 조직과 그리스도인다운 실생활을 통하여 이루어질 것이다.”77) 이런 역할을 실현하는 첫째 방법은 노동자들이 조직을 결성하고 정당한 노임을 요구하고 경영 활동에 참여하며 사회 복지와 적당한 노동 조건을 요구할 권리를 위해 교회가 끊임없이 증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교회와 교회 제도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이 시노드 문헌 속에 그 책임이 명시되어 있다.


교회 안에서도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누가 어떠한 모양으로 교회에 속하든 교회에 속했다고 해서 정당한 권리를 빼앗길 수가 없다. 교회에 봉사하는 일꾼 들은 사제이든, 수도자이든, 누구나 넉넉한 생활을 보장받고 그 지역 일반인과 마찬가지의 사회 보장도 받아야 한다. 평신도인 경우에는 정당한 보수와 적절한 승급의 가능성이 제공되어야 한다. 평신도들이 교회 재산 관리에 관해서는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재산 관리 운영에도 참여하기 바란다는 소망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78)

교회법은 교회 기관에 근무하는 성직자, 수도자 및 평신도들에게 정당한 보수에 대한 규정을 분명하게 제시할 뿐 아니라 노동자의 단결권 인정과 적정한 급료와 사회 보장에 대한 규정을 함께 밝히고 있다.


II.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법 규정


1. 노동자의 단결권에 대한 규정


교회법은 공동 목표를 위한 일치된 행동의 토대로서 단결에 관한 일반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사회 정의나.노동자의 권리가 실현될 수 있는 길은 노조나 노동자 기구의 결성 그리고 노동자와 고용주 혹은 경영인 협력기구의 발전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제215조 :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애덕이나 신심의 목적 또는 세속에서 그리스 도교적 소명을 촉진하기 위한 단체들을 임의로 결성하고 운영하며 그 목적을 공동으로 추구하기 위한 집회를 가질 자유가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단결권 인정의 범위를 뛰어넘어 교회법은 현세 질서 속에서 사회 정의와 그리스도교 정신의 실현을 위한 공동 활동 속에 성직자와 평신도를 포함하는 축성 생활과는 분리된 교회 내 단체의 발전을 규정하고 있다. 교회법은 더 나아가 신자들로 하여금 교회가 권장하고 있는 이러한 단체에 동참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 교회법은 경제 영역에서 정의를 구현하고 노사 관계의 분야에서 교회의 가르침을 실현할 교회가 설립한 단체를 위해 확고부동한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제298조 : 1)교회에는 축성 생활회들과 사도 생활단들과는 구별되는 단체들이 있다. 이 단체들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혹은 성직자들 혹은 평신도들 혹은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이 함께 공동 활동으로 더 완전한 삶을 함양하거나 또는, 공적 경배나 그리스도교 교리를 증진시키거나 또는 그 밖의 사도직 사업 즉 복음화 계획과 신심이나 애덕의 사업을 실행하고 현세 질서를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활성화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2)그리스도교 신자들은 특히 교회의 관할권자에 의하여 설립되거나 장려되거나 추천되는 단체들에 가입하여야 한다.


현세 질서 속에서 사회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교회 내에 조직된 단체는 관할 권자의 심사를 받고 난 후 사적 협정에 의해서나(제299조),교회 관할권자 단독에 의해(제301조) 조직될 수 있다. 교회법은 이러한 교회 내 단체의 법인 형식을 규정하고 있다.


제304조 : 1)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모든 단체들은 공립이거나 사립이거나 어떤 명의나 명칭으로 불리든지 간에, 그 단체의 목적 즉 사교적 목표, 본부 소재지, 통할(운영) 및 그 단체에 가입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조건들을 정하고 또한 시대와 장소의 필요나 유익을 유의하면서 활동 방침도 규정하는 정관을 가져야 한다. 2)시대와 장소의 관행에 맞추고 특히 지향하는 목적에서 가려낸 명의 즉 명칭을 선택하여야 한다.


이 규정은 단일화된 조직적 기구나 명시된 활동 형식을 요구하기보다는 특별한 직업이나 종업자들의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조직의 형식을 취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교회법은 단체들이 회원 규정, 회의의 규칙 그리고 직원의 규정을 확립할 수 있는 법에 상당한 것을 채택하도록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제309조 : 합법적으로 성립된 단체들에는 법과 정관의 규범에 따라 그 단체 자체에 관한 특별 규범을 제정하고 회합을 거행하며 회장들, 임원들, 직원들 및 재산 관리자들을 지명할 권리가 있다.


교회법은 제310조에서 법인으로 성립되지 아니한 사립 단체의 회원들이 합동으로 의무를 체결하고 재산을 획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동시에 회원들은 이런 권리를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해 행사하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법은 교회 관할권자에 의해 설립된 공립 단체가 법인의 지위를 지닌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13조). 교회법은 공립 단체에게 그들의 고유 목적을 이룩할 합당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독립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제315조 : 공립 단체들은 고유한 성격에 적합한 계획을 자발적으로 착수할 수 있고 그것은 제312조 제1항에 언급된 교회 권위의 상급 지도 아래 정관의 규범에 따라 운영된다. 교회법은 사립 단체들이 교회 관할권자의 정식 교령으로 법 인격을 획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제322조) 단체의 정관에 따라 회장과 임원을 자유로이 지명할 수 있는 회원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제324조). 사립 단체는 그 단체의 정관에 따라 단체의 재산을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다(제325조). 결국 교회법은 중대한 손상이 있는 곳에서는 단체의 규율에 따라 또는 관할권자에 의한 단체의 해산을 규정하고 있다(제326조).


공립, 사립 단체와 사회 및 교회 관련 단체의 일반적 윤곽은 이들 단체의 회원들로 하여금 단순히 개인이나 단체의 발전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의의 촉진과 공동선을 위해 일하도록 감독하는 일련의 규정들로 보충되어야 한다. 사회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요구는 교회법 제222조 2항에 있는데 이런 내용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사회 정의를 증진시키고 또한 주님의 계명을 명심하여 자기 수입에서 가난한 이들을 도와줄 의무도 있다.” 사회 정의의 목표 룰 수행하는 데 있어 교회법은 공동선과 타인들의 관심사에 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개인으로서나 단체의 회원으로서나 자기의 권리를 행사하는 때에는 교회의 공동선뿐 아니라 타인들의 권리 및 타인들에 대한 의무도 참작하여야 한다.”(제223조 1항). 사회 정의와 공동선의 목표는 현세 질서를 완성한다는 문맥 속에서 추구해야 한다. “각자는 자기의 고유한 조건에 따라 현세 사물의 질서를 복음 정신으로 적시고 완성시켜 특히 현세 사물을 처리하거나 세속 임무를 집행하는 중에 그리스도를 증거할 특별한 의무도 있다”(제225조 2항) 끝으로 교회법은 개인이나 단체 활동이 지향하는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정의의 추구가 성, 인종, 종교 혹은 국적의 차별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 간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의 재생으로 인하여 품위와 행위에 관하여 진정한 평등이 있고, 이로써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조건과 임무에 따라 그리스도의 몸의 건설에 협력하기 때문이다” (제208조).


이러한 다양한 규정을 통하여 교회법은 노동 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실현시킬 구조적인 뼈대를 제공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세속 단체와 교회 관계 조직을 통해 사회 정의와 공동선에 대한 요청에 순응하는 한편 정당한 보수, 사회 보장 그리고 참여에 대한 그들의 권리를 공동으로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성직자들의 노동 권리에 대한 규정


새 교회법은 노동 활동에 관한 성직자들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교회법은 어떤 의미로는「노동헌장」반포 이래 발전을 거듭해 온 교회의 가르침과 교령에서와 같이 적절한 노동관계에 대한 모범 양식을 규정하고 있다. 교회법은 성직자의 단결권 및 정당한 보수와 사회봉사를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직자들의 정치 활동에 대한 규제와 유사하게 노조 안에서의 성직자들의 지도적 역할 수행에 대한 일종의 규제를 명시하고 있다.


재속 성직자들에게 적당한 형태의 노조를 결성할 권리를 인정하는 규정은 제 278조 1항에 나타나 있다.  “재속 성직자들은 성직자 신분에 적합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하여 타인들과 연합할 권리가 있다.” 이 교회법은 노동에 대한 교회의 전 통적인 가르침을 반영하는 보수와 복지에 대한 특수한 요구 사항을 열거하고 있다. 합당한 보수에 대한 권리는 제281조 1항에 명시되어 있다.


성직자들은 교회의 교역에 헌신하고 있으므로 그 임무의 성질 및 장소와 시대의 조건을 고려하여 자기 조건에 맞는 보수를 당연히 받고, 이로써 그들이 자기 생활의 필요뿐 아니라 그들에게 필요한 봉사를 하는 이들의 공정한 임금도 조달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교회법은 성직자들의 필요에 부응하는 적당한 사회 복지 규정에 대한 요구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질병이나 상해나 노령으로 고생하는 때 그들의 필요가 합당하게 공급되는 사회 보장도 혜택 받도록 배려되어야 한다.”(제281조2항) 공정한 노동관계에 대한 교회 가르침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노동자들의 정기적인 휴식 기간과 휴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인정을 하였다. 이러한 가르침과 일치하여 새 교회법에는 휴식 기간과 휴가에 대한 규정이 들어 있다. 제 283조 2항에 그 언급이 있다. “성직자들은 보편법이나 개별법으로 규정된 합당 하고 충분한 휴가 기간을 매년 가질 자격이 있다.” 제533조 2항에는 본당 신부들의 명확한 휴가 기간에 대한 특별규정이 들어 있다、“본당사목구주임은, 중대 한 이유가 방해하지 아니하는 한, 매년 최장 1개월 간 계속적으로나 단속적으로나 휴가로 본당 사목구를 떠나도 된다. 본당 사목구 주임이 매년 한 번 영성 수련(피정)하는 기간은 이 휴가 기간에 계산되지 아니한다…….”


정당한 임금과 사회 복지에 대하여 위에 열거된 규정에 따른 경제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회법은 특별 기금을 위한 기관을 고려하고 있다.


제1274조 : 1)교구마다 그 교구를 위하여 봉사하는 성직자들의 생활비가 제281조의 규범대로 마련되게 하는 목적으로 재산이나 헌금을 모으는 특별 기관이 있어야 한다. 다만 그들을 위하여 달리 배려되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한다. 2)성직자를 위한 사회적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아니한 곳에서는 주교회의가 성직자들의 사회 보장이 충분히 배려되기 위한 기관이 설치되도록 힘써야 한다.


제1274조5항에서는 “이러한 기관들은 될 수 있는 대로 국법으로도 효과를 얻도록 설립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회법의 일반 규정 중에 성직자들의 공직 근무를 금지하는 항목이 있다. 특별히 제285조 3항은 “성직자들은 국가 권력의 행사에 참여하는 공직을 맡는 것이 금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일반 규정은 성직자가 노조원이 되거나 또는 노조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제한하지 않지만 노조 안에서 지도자의 역할 수행은 제한하는 규정으로 인해 조합 조직에까지 확대 적용된다. 제287조 2항이 이를 언급하고 있다. “성직자들은 정당이나 노동조합 지도층에서 능동적 역할을 맡지 말아야 한다. 다만 교회의 관할권자의 판단에 따라 교회의 권리 수호나 공동선 증진을 위하여 요구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교회법은 위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세계 정의에 관하여」라는 제하의 시노드 문헌 속에 가장 상세히 기술된 노사 관계에 대한 교회 가르침대로 교회 기관에 근무하는 평신도들에게 정당한 임금과 사회 보장에 대하여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제231조 2항에서 평신도들은 “국법의 규정도 지키면서 본인들과 가족들의 필요를 적당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자기들의 조건에 맞는 상당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또 그들에게 그들의 보험과 사회 보장과 의료 보험도 합당하게 지급받을 권리도 있다.” 평신도 근무자들이 보상과 복지 문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의 실현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교회법은 교회 재산 관리자들로 하여금 계약 체결 시 이런 요구에 대한 지불을 규정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제1286조 : 재산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1) 근로 계약 때 노동과 사회생활에 관한 국가 법률도 교회에 의하여 전수된 원칙에 따라 철저히 준수되어야 한다. 2)협약에 의하여 근로하는 이들에게 그들 자신과 가족의 필요를 적절히 대비 할 수 있도록 정당하고 상응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교회법은 교회 가르침 속에서 발전해 온 노동관계의 원칙을 적용하는 일뿐 아니라 성직자들의 재산 문제에 대한 원칙과 그들이 자선 사업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도 규정하고 있다. 제282조 2항에서 이를 언급하고 있다. “교회 직무를 집행 하는 기회에 그들에게 제공되는 재물에서 적절한 생활비와 자기의 고유한 신분의 모든 의무를 수행할 비용을 조달하고 남는 여분은 교회의 선익과 애덕의 사업에 선용하기를 원하여야 한다.”


교회법에 있는 다양한 이런 규정을 고찰하는 일은 교회법이 노동관계에 대한 전통적인 교회 가르침과 얼마나 잘 상통하는지 보여 준다. 단체권의 인정은 정당 한 보상, 참여, 사회 복지 규범에 대한 근본적인 요구 사항을 옹호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교회법의 중요한 특색은 교회 기관에 종사하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보수와 복지 문제를 규정하면서 정당한 노사 관계에 대한 모범적인 형태를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원문: Donald H.J. Hermann, “The Code of Canon Law Provisions on Labor Relations”, in : The Jurist Vol.44〈1984〉pp.153-180,김정수 신부 번역)


1) 새 교회법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1983년 1월 25일에 반포되었다. 한글 번역본「교회법전 라틴어-한국어 대역판」은 1989년 11월 19일 출판되었다.
2) 한글 번역본으로 성바오로출판사(1982.7.5)의 번역판이 있으나 새 번역의 필요성을 느껴 준비 중에 있다.
3) 노동관계에 대한 교황의 가르침은 교황 레오 13세부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헌에 나타나고 있다.
4) 범선배 역, 노동하는 인간,CCK, 1983.
5) 김남수 역, 사목 헌장,1969.
6) 김남수 역, 세계 정의에 관하여,CCK, 1987.
7) 한국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역, 노동헌장, 성바오로 출판사 1982, 7-8항.
8) 상게서,30항.
9) 상게서, 31-32항.
10) 최영철 역(출판 예정),노동헌장, 27항.
11) 상동.
12) 상게서, 18항.
13) 상게서,27항.
14) 상게서,29항.
15) 상게서, 29-30항.
16) 상게서, 35항.
17) 사십주년,12항.
18) 상게서,14항.
19) 상동.
20) 상게서, 15항.
21) 상게서,26항.
22) 상동.
23) 상게서,28항.
24) 상게서, 29항.
25) 상게서, 30-31항.
26) 상게서, 32항.
27) 상계서, 33항.
28) 상게서, 34항.
29) 상게서, 30항,
30) 상게서,35항
31) 어머니와 교사, 82-83항.
32) 비오 12세,라디오 방송(1944.9.1) ; AAS, 36(1944) 254.
33) 어머니와 교사,88항.
34) 상게서, 91항.
35) 상게서,92항.
36) 상동.
37) 상게서,94항.
38) 상게서,97항.
39) 민족들의 발전, 6항.
40) 상게서, 27항.
41) 상게서, 28항.
42) 팔십주년, 14항.
43) 상동.
44) 상동
45) 상동.
46) 상게서, 15항
47) 상게서, 16항
48) 상게서, 18항
49) 노동하는 인간, 1항.
50) 상게서, 8항.
51) 상동.
52) 상동.
53) 상동.
54) 상게서,12항.
55) 상게서, 14항,
56) 상게서,15항.
57) 상게서, 17항.
58) 상게서, 18항.
59) 상동.
60) 상게서, 19항.
61) 상동.
62) 상게서, 21항.
63) 상동.
64) 상동.
65) 상동.
66) 상게서, 22항.
67) 상게서,23항.
68) 사목 헌장, 67항.
69) 상동.
70) 상동.
71) 상게서,68항.
72) 상동.
73) 상동.
74) 세계 정의에 관하여, 7면
75) 상게서,7?8면.
76) 상게서, 10?11면.
77) 상게서, 17면.
78) 상게서,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