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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음악,아름다울 뻔한 사제들
2004년 8월호 (제 307호)
"언제부터 기타치셨어요?"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으레 듣는 질문이다. 하긴 빼빼 마른 체 형에 ...

미사 전례에서 시작하는 주일학교 활성화
2004년 8월호 (제 307호)
오랜만에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미사에 참례할 기회가 있었다. 시험 : 기간이라 그런지 학생들로 채워져...

신흥영성 운동의 현상〈5〉
2004년 8월호 (제 307호)
4. 신(흥)영성 운동의 피해 사례와 식별 1) 사 례 신(흥)영성 운동에 대해 이론적인 고찰을 여러 번 ...

훈령「이주민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
2004년 8월호 (제 307호)
 (Erga migrantes caritas Chnsti)에 나타난 이주민들에 대한 보편교회의 가르침교황청 이주시목평의...

용서를 통한 치유 - 내담자 편
2004년 8월호 (제 307호)
1. 상처와 용서에 대한 개관 이 세상에 치유받아야 할상처를 지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우 리 모...

청소년 사목에 대한 교회의 시선
2004년 8월호 (제 307호)
들어가는 말 지난 6월 필자는 청소년 사목자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사목자 기초 양 성 과정’ 연수를 개최...

주일의 말씀
2004년 8월호 (제 307호)
연중 제23주일제1독서:지혜9.13-18 제2독서:필레81.10.12-17 복음:루가14,25-33 많은 것을 포기함은 큰 사...

식량 대란과 식량 주권
2004년 8월호 (제 307호)
농부의 삶만큼 정직한 삶이 없는 듯하다. 씨를 뿌린 만큼 열매를 맺고,땀 d 을 흘린 만큼 결과를 얻는다는...

미사와 사제 생활
2004년 8월호 (제 307호)
머리말 성체성사는 교회생활의 원천이며 정점으로서 그리스도께서는 이 성 사를 통해 지극히 숭고한 방식...

다종교 사회의 현실과 종교 간 대화
2004년 8월호 (제 307호)
일시 : 2004년 7월 7일 수요일 오전 11시 장소 :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소회의실참석자 : 임흥기(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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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건강과 취미생활 2004년 8월호 (제 307호)

아름다운 음악,아름다울 뻔한 사제들

정 범 수(전주교구 중앙본당 보좌신부)

"언제부터 기타치셨어요?"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으레 듣는 질문이다. 하긴 빼빼 마른 체 형에 얼굴도 자그마하고 어디 하나 튈 만한 곳 없는 신부가 기타 하나는 꽤나 치니까 호기심이 생기나 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쳤어요:’

"아하!그러니깐잘 치지:’

그런 분들에게 나는 웃으면서 말한다.

"한두 달만 잘 배워도 웬만한 곡은 칠 수 있답니다.”

기타 잘 치는 선배 형 따라잡기

초등학교 6학년 때 주일학교 졸업식을 하고 나니, 중고등부 선생님들과 학생회 선배님이 6학년은 모두 남으라고 했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회에 들어와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라는 말과 함께 선물을 주었는데,노란색 표지로 되어있던 "젠의 노래”라는 책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라면서 그 자리에서 노래 두 곡을 들려주었는데,"젠의 친구”와 "다리,’였 다. 젊고 발랄하면서도 무언가 핵심적인 말들로 이루어진 이 노래들이 나의 뇌리에 깊이 박혔던 듯하다.

중학생이 되어서 중고 등부 미사에 나가게 되 었다. 그때 우리 본당은 젠 노래로 중고등부 미 사를 했는데,나는 기타 치는 선배 형의 모습을 보고는 너무나 반해서, 꼭 기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집에는 기타가 6대나 있었다. 형들이 워낙 기타를 좋아해서 상태가좋은것고장난것할것없이다모아놓았던것이다.욕심많은 나는 그중에서 소리가 가장 좋은 것을 택해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게으른 내가 기타를 배운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중학교 ?학년 늦가을이 되어 "이제는 정말로 기타를 배워보자.”라고 각 오를 굳게 다졌다. 그리고 그 당시에 유행하던 가요 "바위섬”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굳은 마음을 먹고 이틀 정도 연습하니 매끄럽게 연결 은 안 돼도,기타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토 록 배우고 싶어했던 기타를 칠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날이면 날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기타를 잡기 시작해서 네 댓시간정도씩 연습했다. 기타연습에 열중하는나를유심히본형은그 제야 내게 기타 주법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같은 노래라도 여러 가지 주법으로 연주할 수 있어. 자! 잘 봐:’ 형은 스트로크 주법과 아르페지오 주법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책을 사서 본격적으로 기타 주 법을 익히기 시작했고,연습한 지 두 달 정도가 지나자 집안에서 기타를
제일잘치는사람이되었다.

중학교 2학년 여름이 되어서는 미사 때 젠 노래 반주를 시작했다. 그토 록 동경했던 선배 형과 함께 젠 미사 반주를 하니 하루하루가 정말 천국 같았다. 그리고 본당에서 젠 노래 팀을 결성하여 성가를 배우면서,주님을 향한 사랑과 친구들에 대한 사랑을 키워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러면서 어렸을 적부터 키워오던,사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점차시들기 시작했다.고등학생이 되어서도마찬가지였다.오히려 열심히 공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나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입시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어떤 때는 우울해지기도 하고,어떤 때는 신경질 을 부리고 싶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기타를 치면서 이런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힘들어도 기숙사에 와서 기티를 한두 곡 치고 나면 마음속에서 평화로움이 흘러나왔고,다시 힘을 얻어 학업에 열중할수 있었다.

하루는 기숙사에서 기타를 치며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문 득 '신부가 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 의문이 강한 확신으로 변하는 체험을 했다. '그래! 사제가 되는 것은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야. 사제로 살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이 되어야지.’ 그때 한창즐겨 불렀던노래는 "꽃들에게 희망을”이었다. 그 노래를 부르면서,‘오욕과 싸우면서 세상에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는 한 마리의 나비로 탈바꿈하기’ 로 작정한 것이다. 어찌 보면 기타를 치면서 나 에게 밀려왔던 자유와 평화는 하느님께서 나를 이 길로 이끌기 위한 하나 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 뒤로도 힘들 때마다 기타는 내게 큰 위로가 되 어주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나다

끝내 사제의 길을 포기했지만,바이올린을 잘 켜고 컴퓨터를 잘하던 신학교 선배 형이 나에게 '케이크워크’ 라는 음악 프로그램을 알려주면서,자 신이 작업한 여러 가지 곡들을 보여주었다. 처음으로 컴퓨터 안에서 또 하 나의 음악세계를 접하게 된 것이다. 그 뒤에 악보를 그리는 프로그램인 '앙코르’ 와 ‘피날레’ 를 알게 되었고,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피 날레라는 프로그램에 홈뻑 빠지게 되었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는데,나는 트럼펫을 불 수 있어서 군악대로 배치를 받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음악을배우고,악기들 의 특성을 익혔다. 합주를 하면서는 음악에서 조화(하모니)가 얼마나 중요 한지 알게 되었고,여러 번 연주를 하면서 또 연주회 감상을 하면서 그 조 화를 익혀나갔다.

군대에서는 1년에 한 번씩 각 부대들 간에 전투력이 얼마나 되는지 비교 하는 전투력 테스트가 있다. 마찬가지로 군악대 내에서도 각 부대의 군악 대가 얼마나 잘 연주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연주 테스트가 있었다. 서곡과 자유곡을 미리 사보하여 제출해야 했는데,전에는 손으로 총보(Full Score)# 다 그렸다. 그런데 그리다가 실수하면,그 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니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꽤 실력 있던 고참들도 총보 그리는 것을 꺼렸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맡길 수 있는 작업도 아니었다. 나는 그 당시 군악대에서 행정 일을 동시에 보고 있었기 때문 에,자진해서 총보작업을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그동안 공부한 피날 레라는 프로그램으로 서곡과 자유곡을 사보했다. 그때에는 컴퓨터를 이용 해 사보한 것이 나름대로는 획기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제대하고 나서는 젠 노래 책을 내고 싶어 포콜라레 본부와 연락하여 악 보를 그리기 시작했다. 젠 노래는 대부분이 젠 로소(Gen Rosso)와 젠 베르 데(Gen Verde)에서 만든 곡들이기에 우리나라 곡으로 개사해서 불러야 하 는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그동안 불러왔던 노래들이 악보와는 다르게 불 려졌고 또한 각 지방마다 특색에 맞게 변형되어 불렸기 때문에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정착된 대로 부르자는 의견과 이 탈리아 원본을 최대한 살리자는 의견이 서로 엇갈리다가 두 개를 절충한 안을 택하기로 했다. 이미 정착된 노래는 불리는 방식대로 악보를 그리고, 많이 불려지지 않은 노래는 이탈리아 원본에 맞추어 다시 개사하여 그리 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작년 여름 1마리아 뽈라 에 맞추어 젠 노래 책을냈다.

최근에는 '시벨리우스’ 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익혔다. 교구에서 청소 년 성가집을 만들어,시들어가는 청소년들의 영성을 키우려는 목적이었 다. 그래도 젠 노래를 책으로 엮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지금까지 해왔던 어 떤 것보다 큰 작업이었지만 짧은 기간에 악보를 깔끔하게 작성할 수 있었 고,예정대로 7월 중순 청년성서모임 창세기 연수에 맞추어 발행하였다.

청소년들의 영성은 성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어색함도 줄일 수 있고, 또 민감한 감수성을 주님께 향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에 낸 교구 성가집 이 우리 교구 안에 새로운 성령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꿈꿔본다.

아름다운 사제들의 이야기

"히^ 위에도 그대의 노래가 천사와 성인과 함께 불려지기를……."

작년에 고(? 유진영 신부를 추모하면서 전주교구 사제단 그룹사운드 인 '아사(아름다운 사람들)’ 가 부른 노래이다. 나는 '아사’ 에서 음악 감독 을맡고있다.

먼저 '아사 에 대해서 잠깐 소개한다. ‘아사 는 아름다운 사람들,아름다 운 사제들, 아름다운 사나이들,아름다울 뻔한 사제들 등등 뭐든 붙이면 다 가능하다. 좀더 재미있는이야기는 홈페이지Oittp://asa.eZ.r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사 가 추구하는 목적은 젊은이들에 대한 열정이 강한 신부님들 이 성가를 배우고,또 그룹사운드를 이루어 악기도 연주하면서 생활성가를 보급하고, 노래 안에서 친목을 다지는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 잘하건 못하 건 교구 안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들과 관련된 행사에 늘 함께하려고 한다.

2년 전 노래도 잘 부르고, 작곡도 하던 유진영 신부(전주교구 소속)가 갑 자기 세상을 떠났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친했고,내가 신부가 되면 음악 회도 하면서 청소년들과 함께 좋은 성가를 나누자고 약속했었는데,갑자 기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사 에서는 추모 음반을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고, 작년 한 해 동안은 유진영 신부를 추모하 는 음반과 공연을 준비했다.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교구 신부님들과 신자 분들의 관심과 사 탕으로 모든 일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특히 공연 준비를 함께하면서 '아 사,신부들은자신의 시간을아낌없이 내어놓으면서 연습에몰두했다. 나 는 유 신부를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한 사제의 아름다운 삶을 표현하고자 시나리오를 만들기 시작했고,연극 경험이 많은 선배 신부의 조언을 바탕 으로 여러 차례 다듬어가면서 완성했다. 그리고 공연에 쓸 음악을 직접 수 집 ■ 정리하고,새로 만들기도 하면서 한 사제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엮었 다. 연습 때는 각자가 해야 할 대사를 외우고, 준비한 음악과 함께 날마다 리허설을했다.

공연을 하기 며칠 전에는 삼촌 신부님께 내가 준비한 음악과 공연에 쓸 영상을 보여드렸더니,"무슨 일이든 정성이 들어간 일은 감동을 주는 법이 야. 공연 잘 해라!” 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다. 추모 공연 때는 많은 분들이 찾아와공연장 좌석이 턱없이 모자랐고,우리도 최선을 다해 우리의 생각 과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했다.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많은 분이 사 제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새롭게 바라보면서 큰 감동을 느꼈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현재는 새 사제 다섯 명이 더 들어와 모두 아홉 명의 신부가 '아사 회원 이되었다.그리고올해는음반제작이나공연이아니라, '아사 의근본 취 지에 맞게 악기도 하나씩 배우면서 새로운 성가를 부르는 데 주력할 것이 다. 미사곡을 시작으로 연습을 하던 중,지난 6월 말부터 방학을 했다. 여 룸이 지나면 다시 함께 모여서 새로 나온 교구 성가집을 보급하는 데 주력 할 계획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청소년들 행사에 참여하면서 교구 젊은이 에게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

이렇게음악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한편으로는,주님 안에서 이미 자유로운 삶을 사는데,별다른 취미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님께 서 주신 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충실히 살면서,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희망에 부풀어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취미가 있을까?